
사람이 사람을 볼 때 얼굴을 재지 않습니다.
한눈에 읽습니다.
그렇게 읽히는 것이 인상입니다.
인상에는 이목구비의 생김만 담기지 않습니다.
고개의 기울기, 좌우의 미세한 차이,
그리고 오래 지어 온 표정이 남긴 자국까지 함께 읽힙니다.
미간을 모으는 버릇, 한쪽으로만 웃는 버릇.
생각과 판단이 늘 지나다닌 길은 근육에 길을 내고,
그 길은 주름이 되어 남습니다.
남들은 이걸 하나하나 따로 보지 못합니다.
합쳐서 봅니다.
그리고 "인상이 달라졌다"고 말합니다.
눈썹은 그 인상에서 눈이 가장 먼저 닿는 곳에 있습니다.
그래서 스무 살 사진 속 위치를 그대로 복사해 올리면 어긋나고,
자로 재서 좌우를 똑같이 맞춰도 어색해집니다.
그 얼굴의 좌우는 이미 같지 않고,
인상은 대칭이 아니라 결을 읽기 때문입니다.
눈썹을 다시 만드는 일은
결국 지금 이 얼굴의 기준선을 찾는 일에서 시작합니다.
지금의 결을 읽고 올린 선은
얼굴이 계속 변해 가는 중에도 그 얼굴의 것으로 읽힙니다.
제 인상이 제 것으로 읽히는 편안함은,
한번 알고 나면 좀처럼 내려놓기 어렵습니다.